
필자가 20년 넘게 인강 시장을 지켜보며 한 가지 확인한 사실이 있다. 강의 촬영 스튜디오를 지나치게 멋지게, 여러개 만드는 인강 회사는 결국 망한다는 것이다.
물론 강의 제작 대행이 본업인 회사라면 스튜디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강 운영과 판매가 주요 활동인 플랫폼 회사가 직접 스튜디오까지 운영하기 시작하는 순간, 위험은 시작된다. 이는 대개 대표의 착각에서 비롯된다. “멋진 촬영 공간만 갖추면 사업이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들의 전개 과정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강의를 촬영한다. 하지만 곧 스튜디오는 비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고정비는 계속 나가는데 활용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선택지는 하나로 수렴된다. 스튜디오 대여 사업이다. 본업은 콘텐츠 플랫폼이었지만, 어느새 영상 제작 대행이나 공간 임대업을 하고 있다. 이마저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회사는 무너진다. 고정비를 무시한 대가다.
필자 역시 같은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노량진에서 공간을 임대해 수천만 원을 들여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그러나 1년 동안 거의 비워두다시피 했다. 결국 철거를 결정했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사례다. 투자한 비용이 아까워 더 끌지 않고 1년 만에 손실을 인정하고 정리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이미 투입한 비용을 포기하지 못한 채 시간을 끌다가, 결국 더 큰 손실을 떠안고 무너진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스튜디오는 생각보다 훨씬 비싸고 생각보다 훨씬 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스튜디오를 하나만 만들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기왕 만드는 김에’라는 생각으로 대부분 두세 개씩 늘린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같은 곳에서는 이런 공간을 마련해 두고 비워둔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서울의 평당 임대료를 떠올려보라. 사용하지 않는 순간에도 매달 수백만 원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사라진다.
그래서 결국 스튜디오 임대 사업으로 방향을 튼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자신의 콘텐츠 하나 제대로 만들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푼돈을 받고 남의 콘텐츠를 대신 만들어준다. 그렇게 해서는 임대료조차 제대로 보전하기 어렵다.
문제는 돈만 빠져나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고정비 부담은 대표를 끊임없는 초조함 속에 몰아넣는다. 그 압박은 연쇄적인 오판으로 이어진다. 사업은 어느 순간부터 성장을 고민하는 일이 아니라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선택의 연속이 된다. 그렇게 판단의 질은 점점 낮아진다. 회사는 회복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내가 지켜본 수많은 인강 회사들이 거의 예외 없이 이와 같은 수순을 밟았다.
그렇다면 대책은 무엇일까.
첫째, 이미 오프라인 학원이 있다면 그 공간에서 강의를 촬영해야 한다. 강당, 강연장 같은 공간도 좋다. 필요할때만 임대해 사용해야 한다.
둘째, 학원이 없다면 스튜디오 운영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춰야 한다. 별도의 촬영 공간을 만들기보다 회의실을 촬영 공간과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다.
셋째, 요즘은 PC 화면 녹화만으로도 충분히 강의를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칠판 강의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다. 하지만 망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인강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화려한 스튜디오가 아니다. 결국 승부는 콘텐츠와 고정비 관리에서 난다. 고정비를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 아무리 좋은 강의도 회사를 구해주지는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