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트 LMS를 오픈할 당시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누구나 강의를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사업적으로 옳은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우리 회사의 주력 사업은 인강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트 LMS를 통해 누구나 강의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면 잠재적으로는 경쟁자를 키우는 셈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스로 강의 사이트를 구축한 강사나 교육 기업이 결국 우리 플랫폼에도 입점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인 경쟁보다 장기적인 생태계를 선택했다. 그렇게 도트 LMS를 배포하게 됐다.
온라인 교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강사와 교육 기업들이 입점형 인강 플랫폼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기존 플랫폼에 강의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교육 사업을 만들기 어렵다. 오픈마켓 형태의 입점형 플랫폼은 구조적으로 내부에서 무한 경쟁을 유도한다.
입점형 플랫폼의 가장 큰 문제는 강사의 성장이 아니라 플랫폼의 성장이 우선된다는 점이다. 강사 개인의 브랜드 구축이나 장기적인 커리어보다는 얼마나 많은 강의와 강사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플랫폼의 가치로 평가된다. 투자 유치를 위해 콘텐츠 수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런 구조 속에서 강사들은 쉽게 소모 가능한 자원으로 취급될 위험이 있다. 우리 회사 역시 입점형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 주제당 한 명의 강사만을 섭외해 불필요한 경쟁을 만들지 않고 상생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정보 접근성의 불균형이다. 플랫폼 내부에서는 어떤 강사가 어떤 주제로 매출을 올리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 강사를 추가로 유치한다. 심지어 플랫폼이 직접 유사한 강의를 제작하는 일도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강사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로 스스로 경쟁을 심화시키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개별 강사가 독립적인 경쟁력을 갖추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입점형 모델에서는 소비자가 강사의 브랜드보다 플랫폼의 브랜드를 먼저 인식한다. 강의의 완성도가 아무리 높아도 수많은 강의 중 하나로 소비될 뿐이다. 장기적인 교육 사업을 생각한다면, 독립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자체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면 결국 플랫폼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수익 구조 역시 문제다. 입점형 플랫폼은 강의 판매 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초기에는 70~80%에 달하는 높은 수익 배분을 제시하며 입점을 유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도권은 플랫폼으로 이동한다. 소위 플랫폼사의 횡포다. 수수료 조건은 강사에게 매년 불리해진다. 노출을 늘리기 위한 광고비까지 더해지면, 실제로 강사에게 남는 수익은 계속 줄어든다. 반면 자체 사이트를 운영하면 결제 시스템을 직접 구축할 수 있어 중간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고객 데이터에 대한 접근 제한도 치명적이다. 입점형 플랫폼에서는 수강생 정보를 직접 확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데이터베이스 접근이 불가능한 구조에서 리텐션 전략이나 후속 강의 홍보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 자체 사이트를 운영하면 고객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결국 입점형 플랫폼은 사업 초기의 교두보로는 유효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해답은 아니다. 콘텐츠 차별화, 브랜드 가치 구축, 수익 극대화를 고려한다면 독립적인 교육 플랫폼 운영이 필수다. 강사의 성장이 아니라 플랫폼의 성장만을 우선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자체 사이트를 구축해야 한다. 스스로의 교육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