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수업, 처음엔 편했는데… 어느 순간 흥미를 잃었어요.”
많은 학습자들이 공감하는 말이다. 교실에서는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친구들과 대화하며 생기는 에너지가 있다. 그러나 이러닝 환경에서는 화면 속 혼자만의 공부가 이어진다. 누가 지켜보지도 격려하지도 않으니 어느새 집중력은 흐트러지고 수업은 ‘틀어놓기’로 변해버린다.
상호작용의 부재가 만든 학습의 틈
한 연구팀은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교실에서는 ‘사람 대 사람’의 상호작용이 학습 몰입을 이끌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만큼의 소통이 어렵다. 그렇다면 컴퓨터와 학습자 사이의 상호작용이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무엇이 학습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했다.
몰입을 부르는 세 가지 요인
연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됐다. 하나는 상호작용 요인, 다른 하나는 어포던스 요인이다.
먼저 상호작용 요인에서는 학습 동기, 피드백의 구체성, 학습자 통제감이 핵심으로 꼽혔다.
어포던스(Affordance)는 디자인 용어로,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하는 힘을 말한다. 여기서는 심미성(보기 좋은 디자인), 유희성(재미 요소), 안정성(시스템 신뢰감)이 분석 대상이었다.
236명의 학습자가 답하다
이러닝을 경험한 236명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설문이 이뤄졌다. 분석 결과는 흥미로웠다. 피드백의 구체성, 학습자 통제감, 그리고 유희성이 학습자의 몰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즉, 단순히 보기 좋은 화면이 아니라 명확하게 반응하고, 내가 조절할 수 있으며, 재미있는 시스템이 학습을 끝까지 이어가게 만든다. 그리고 중요한 결론 하나. 몰입이 깊어질수록 학습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사람과 기계의 새로운 관계
이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이러닝에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AI 튜터, 챗봇,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교사를 마주한다. 결국 핵심은 같다. 기계가 어떻게 다가가야 인간이 몰입하는가?
학습의 몰입은 이제 교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과 기술이 만나는 모든 곳에서 상호작용과 디자인이 인간의 집중력을 좌우한다.
마무리하며
이 연구는 우리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몰입은 결국 인간의 감정을 건드리는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이러닝의 다음 진화는 더 똑똑한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몰입을 이해하는 따뜻한 기술일지도 모른다.
